믿을 수 있는 책을 만듭니다.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설입니다.
참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군인. 위험을 무릅쓰고 피를 나누려는 사람들.
작가는 유년시절 아버지의 서랍 속에서 양립하기 어려운 두 장의 사진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간은 이토록 폭력적이면서도
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기도 하는 존재인가."
사람들은 개인의 성격과 이성이 상황과 역할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 믿습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도 진실을 말하고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리라 믿는 것처럼 말이죠.
과연 그럴까요?
"왜 어떤 사람은 악한 행동으로 나아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영웅적 행동을 하는 걸까?"
한강과 비슷한 질문을 던지며 선과 악의 경계를 탐구하던 심리학자가 있었습니다.
20세기 가장 센세이셔널한 심리학 실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고안한필립 짐바르도입니다.
짐바르도의 연구팀은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지하실에 모의 교도소를 만들었습니다.
2주 동안 하루에 15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는 지역 신문 광고도 냈습니다.
그리고 지원자 중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남성 참가자 24명을 선정했습니다.
그들 중 다수가 중산층 백인이었죠.
24명을 반으로 나눠 교도관 집단과 죄수 집단에 무작위로 배정했습니다.
짐바르도는 교도소장을 맡았습니다.
실험이 시작되기 전 죄수로 배정된 참가자들은 추후 지시를 받을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기다리던 중 사전 통보도 없이 지역 경찰(실험을 도와주기로 동의 했어요)이
참가자들의 집에 실제로 급습했고, 참가자들은 무장 강도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참가자들은 권리 조서를 듣고 지문과 머그샷도 찍었습니다.
모의 교도소에서는 죄수들의 옷을 벗기고, 몸을 수색하고,
머릿니를 모두 제거한 다음 감방으로 끌고 가서 2주간 가두었습니다.
세 명이 한 방에 지냈고, 죄수들은 밤낮없이 감방에 갇혀 지내야 했지요.
반면, 교도관들은 교대 근무가 끝나면 교도소에 있지 않아도 되었고,
체벌만 빼고 원하는 대로 교도소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2주 예정으로 시작했지만 6일 만에 중단 되었습니다.
실험 둘째 날에 1번 감방의 죄수들이 매트리스로 문을 봉쇄했고,
감방 안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비번인 교도관들까지 자진해 들어와서 죄수들에게 소화기를 쐈습니다.
이후 교도관들은 ‘특권 감방’을 설치해 폭동에 가담하지 않은 죄수들에게는
더 좋은 식사를 비롯해 특별 보상을 베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특권 감방’ 죄수들은 음식을 거부하며 다른 죄수들과 계속 연대했습니다. 연구를 시작하고 36시간 만에 8612번 죄수가 비명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으며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습니다.
짐바르도는 그를 교도소에서 내보내야 했지요.
가학적으로 변한 교도관
교도관들은 죄수들에게 각자의 번호를 복창하게 하고, 강제로 운동을 시키고,
매트리스를 압수해 차갑고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재우는 식으로 죄수들을 처벌했습니다.
교도관들은 화장실 사용을 특권으로 만들어 죄수들에게 화장실 사용권을 허락하지 않았고 대신 양동이를 감방에 넣어주었습니다.
또 죄수들에게 맨 손으로 화장실을 청소하게 했고, 굴욕감을 주기 위해 옷을 다 벗겨 알몸으로 만들기도 했죠. 교도관의 3분의 1이 점차 가학적 성향을 보였습니다.
짐바르도 역시 교도소장 역할에 빠져들었습니다.
넷째 날에는 석방된 죄수가 나머지 죄수들을 풀어주기 위해 돌아올 거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짐바르도와 교도관들은 교도소를 다른 층으로 옮겼습니다. 짐바르도는 그 죄수가 돌아오면 실험이 일찍 종료되었다고 알리기 위해 지하실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소문의 죄수는 나타나지 않았고 교도소는 다시 지하실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짐바르도는 새로운 죄수를 투입했습니다.
그에게는 죄수들의 처우에 반발해 단식 투쟁을 벌이라는 과제를 주었습니다. 기존의 죄수들은 그를 본인들과 같은 피해자가 아닌 말썽을 피우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교도관들은 새로 들어온 죄수를 독방에 가두고 나머지 죄수들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담요를 갖는 것과 새 죄수를 독방에서 꺼내주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담요를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도 제기하지 않은 의문
놀랍게도, 죄수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이 실험을 조기에 그만두려 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말이죠.
짐바르도는 죄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내면화하고 받아들이면서 제도에 편입되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실험이 시작되고 6일이 지난 후, 한 대학원생이 죄수와 교도관을 면담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교도소 광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짐바르도는 이런 외부의 시선 때문에 실험을 중단했지만,
방문자 50명 중에서 실험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그 대학원생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지금까지 수행된 심리학 실험 중 매우 중요하면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미국심리학회의 현행 윤리 규정으로는 이런 실험을 재현할 수 없지요.
그러나 짐바르도는 주어진 상황이 사람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의 포로 학대 사건을 비롯한 현실의 수많은 사례가 짐바르도의 연구를 입증하고 있지요.
"선과 악의 경계는 투과성이 있으며,
상황적 힘의 압력을 받으면 누구나 경계를 넘어갈 수 있다" 말하는, 짐바르도
당신은 이 실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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