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심리학 수업』를 편집할 때 특별히 신경 쓰신 점이 있나요?
입사 후 처음 맡은 책이었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어요. ‘실수 없이’, ‘아쉬움이 남지 않게’를 중얼거리며 편집했습니다.
심리학 도서가 워낙 많아서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이론을 담고 있는 책이다 보니, 독자들이 받아들일 첫인상이 ‘어렵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고 싶었고, 친절하고 재미있는 이론서 느낌을 내는 데 특별히 신경 썼던 것 같습니다.
목차의 경우, 평소 우리가 고민하는 익숙한 주제를 기준 삼아 나눠봤어요. 본문에 명언과 태그를 넣고, 이미지도 하나하나 찾아 추가했지요. 심리학 관련 콘텐츠를 찾아 부록에 담기도 했네요. 분명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긴 했지만, 특별히 신경 쓴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합니다.
3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목차가 흥미롭습니다. 다른 심리학 책과의 차별점이 무엇인가요?
뚜렷한 차별점이 있다면 『드디어 만나는 심리학 수업』은 ‘정리’에 특화된 책이에요. 목차에 따라 내면, 관계, 세상을 이해하는 심리학으로 나누어 기존의 지식을 새롭게 정리할 수도 있고요. 부록 <심리학 이론별 목차 정리>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해볼 수도 있어요.
한 심리학자의 생애, 연구, 실험 등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어 지식을 확대하는 데도 쓸모가 있고, 꿈이나 사랑, 지능 등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여러 심리학자의 견해를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한 주제만을 다루는 여느 심리학 도서보단 깊이가 덜할 수 있겠지만, 쏟아지는 심리학 용어와 지식을 정리하는 데는 이 책이 가장 알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천사 받기 어렵다고 소문난 '김경일 교수님'께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조판이 끝나고 추천사를 의뢰하려는데 몹시 막막했습니다. 특히 김경일 교수님은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로만 뵐 수 있었던, 되게 먼 세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는 신간 안내문과 추천사 의뢰문을 열심히 작성해서 보냈는데, 당연하게도 답장이 오지 않았어요. 워낙 바쁘신 분이라는 걸 아니까 한 번만 더 도전하자 싶었지요. 그래서 편집자 레터를 작성했어요.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써서 다시 보냈는데, 저는 아직도 그 순간 기뻤던 마음을 잊지 못해요. 내용이 좋다며 한번 써보겠다고 회신을 주셨는데, 그 힘든 월요일 오후에 힘이 막 솟더라고요. 그 뒤로 최설민 대표님의 추천사까지 받으면서 마음이 되게 든든해졌어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감사하고도 소중한 에피소드입니다. :)
인상 깊었던 챕터를 소개해 주세요.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직접 교도소를 만들어 실험했다는 점도, 평범했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죄수와 교도관이라는 각각의 역할을 내면화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짐바르도 교수님은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선과 악을 깊이 연구하셨다고 해요. 실제로 영웅적 상상력 프로젝트도 진행하셨고요. 지난 14일 작고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자서전을 읽어보았는데요. 사회심리학과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편집자가 되신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만능인이라는 소문이... 편집 과정 중에 어떤 부분이 가장 즐거우신가요?
재능이 있는 사람이면 정말 좋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아직은 부족한 게 훨씬 많습니다. 이번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모든 회사 구성원분들 덕분에 책이 잘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편집 자체가 즐거운 것 같아요. 약 7개월 동안 일하면서 느낀 건데, 편집자는 기획자도 될 수 있고, 원고 가공자도 될 수 있고, 때로 카피라이터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편집 과정에 맞춰 매 순간 변신하는 느낌이 들어 즐거워요. 여러 사람과 합을 맞춰 일한다는 점, 읽는 행위가 곧 일이 된다는 점도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표지 시안 기다리는 게 가장 설레는 과정인 것 같긴 한데요. 아직은 모든 과정이 마냥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아, 요즘엔 독자 리뷰를 보면서 아주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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