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뇌과학』 편집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독서의 뇌과학>은 쉽고 빠르게 읽힌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요점도 명확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뚜렷했어요. 다만 원고 분량이 적었습니다. 일본 문고판으로 180페이지 정도의 아주 작은 책이었거든요. 일본은 책 판형 자체가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작은 편이라, 원서는 얇다는 느낌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보다 책 판형이 조금씩 큰 편이라, 최소 200페이지 중반대는 되어야 ‘책’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원고를 좀 더 살펴보니, 저자인 가와시마 교수님은 독자들이 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책을 쓰셨더라고요. 핵심만 빠르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쓰신 책이었던 거죠. 그래서 편집 과정에서 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 개념 설명 등 추가적인 내용을 조금씩 덧붙였습니다. 담당 디자이너에게도 “최대한 볼륨감 있게 디자인해달라”고 요청을 드렸죠(디자인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ㅠ). 덕분에 멋진 책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편집하면서 놀랐던 부분이나 이 부분만큼은 독자님도 알았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편집자로서 항상 독서량에 대해 고민과 반성이 많은데요, 저도 독서가보다는 적독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방에 쌓아두면 안 읽은 책에서 모종의 독서파(?)가 나와서 제 머릿속에 책 내용이 자연스럽게 입력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죠.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는 “책의 내용은 크게 중요치 않고, 일단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뇌에 도움이 된다” 라는 부분입니다. (물론 아무 책이나 다 좋다는 건 아니고, 뇌를 활성화하는 책에는 조건이 따로 있긴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독서의 뇌과학>에서 확인해주세요~)
저는 이 부분을 읽자마자 ‘그럼 내용을 꼼꼼히 머릿속에 담지 못해도 일단 읽기만 하면 되는 거구나!’ 하고 극단으로 치달아… ‘나중에 좀 더 차분하게 읽어야지’ 하며 외면했던 책들을 마구 펼쳐보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한동안 내외하던 책들과 다시 정답게 지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책을 읽을 때 그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독서의 뇌과학>이 뜻하지 않은 부분에서 이런 강박관념을 덜어낼 수 있게 해주었어요.
독서가 중요한 건 알지만 막상 읽으려고 하면 집중도 안 되고 쉽지 않습니다. 책태기를 극복하는 에디터 광합성 만의 독서법이 있다면? 저는 올해 새로 출시된 컬러 이북 리더기를 샀는데요(신상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북 리더기가 무려 컬러라니! 안 살 수가 없죠), 새 ‘장비’를 갖추니 그걸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그간 안 읽고 있던 책을 꾸역꾸역 읽게 되더라고요. 이전에는 전자책을 다 직접 구매해서 보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리더기를 바꾸면서 밀리의 서재도 구독하기 시작해 평소 안 읽던 분야의 책들도 한번씩 들춰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꼈는데, 평소 매몰되어 있던 분야 말고 다른 분야의 책들을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초기 판매부터 교보문고, 예스24 '오늘의 책' 선정까지! 이 책 이렇게 관심 받을 줄 아셨나요? 소감 한마디 말씀해 주세요-! 저는 사실 책을 만들면서 반신반의했어요.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걸 설명하는 책을 독자들이 좋아할까?’ 하고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도 책을 편집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분명히 있고, 그 덕분에 독서량이 (일시적으로나마) 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독자분들도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의 가치를 알아주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이 책을 널리 알려주시는 마케팅팀의 모든 분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100만 개). (광합성 님! 저도요...♥x100만 개_by 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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