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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첫 에세이

지은이 이대호
출판사 현대지성
발행일 2023-04-26
판형 140*210
쪽수 264쪽
ISBN 9791139710946
정가 종이책 : 17,000원 | 전자책 : 13,600원
분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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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7회 수상, 한미일 통산 486홈런, 통산 2,895안타, 한국인 최초 일본시리즈 MVP

대한민국 역대급타자 이대호의 은퇴 후 첫 단독 에세이

‘9회 말 2아웃같은 인생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리기까지

조선의 4번 타자이대호가 그라운드에서 배운 것들

 

이 책은 평생 야구밖에 몰랐던 야구 선수 이대호가 그라운드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인간 이대호로 새롭게 서기 위해 쓴 자기소개서이다. 동시에 그 시간을 함께해준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이자, 팬들의 삶을 응원하는 응원 편지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3학년에 처음 야구를 시작하고 마흔이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되어 은퇴하기까지 그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가난하게 살며 한창 어리광을 부려도 모자랄 나이에 스스로 혹독하게 채찍질하며 남들보다 2~3배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프로 선수가 되어서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잘못된 방식으로 훈련하다가 야구를 포기할 뻔한 순간도 있었고, 타격 3관왕에 올랐을 때도 주위에서는 그를 탐탁지 않게 보았다.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도하에서는 처참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고, 팀은 언제나 꼴찌 신세였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가난한 형편도, 다른 이들의 시기도, 메이저리그라는 높은 벽도 그에게는 문제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삶에서 날마다 날아드는 폭투를 결국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바꾸어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과 마음을 이 책에 담아냈다

이대호 야구 인생 결정적 장면 TOP 10

프롤로그. 노트북을 열면서

 

1장 야구를 시작하다

도대체 야구가 뭐길래

추신수의 지명을 받다

내 꿈은 프로가 되는 것

회비 걱정 말고 열심히만 해봐라

실력으로 살아남아라

야구는 경남고

팔도시장 된장 할매

 

2장 진정한 거인이 되는 길

갈 곳 없는 계약금

타자 한번 해볼래?

무릎을 잃고, 살을 얻다

영양가 있는 타자가 되려면

시궁쥐도 다람쥐처럼

3관왕보다 더 큰 자신감

 

3장 나는 조선의 4번 타자

영광의 첫 태극마크를 달다

도하에서 고개를 숙이다

운명의 한일전, 약속의 8

잊을 수 없는 올림픽 금메달의 순간

도쿄대첩에서의 짜릿한 승리

 

4장 폭투가 날아와도 역전 끝내기 홈런

“No Fear”, 롯데의 가을야구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선택은 무모하게, 도전은 과감하게

한국시리즈 대신 일본시리즈

인생이란 맨땅에 슬라이딩

시애틀의 DHL

 

5장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우승하러 가자, 롯데로

그라운드에서 배운 것들

5년 만의 가을야구

풀리지 않는 비밀번호

인생 1막을 마무리하며

영원한 자이언츠 10

 

에필로그. 평범하지만 자유롭게

부록. 이대호 커리어 기록

지은이 | 이대호

 

1982년에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형편 탓에 야구부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추신수의 소개로 우연히 야구부 감독님을 만나면서 야구에 입문했다. 이후 대동중, 경남고를 차례로 졸업하고 200121순위 지명으로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입단 즉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여 활동하다가 무릎 수술을 받게 되는 불운이 있었지만 꾸준한 재활과 놀라운 의지로 회복하여 2006년 타격 3관왕, 2010KBO 최초 타격 7관왕이라는 역대 최고 타이틀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 타자로 우뚝 선다. 국제 대회에서도 화려한 성적을 거두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2009WBC 준우승,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거인의 자존심을 넘어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12년에 일본에 진출하여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이던 2014년과 2015년에 프로 인생 첫 우승을 경험했고,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로 선정되었다. 그 절정의 커리어에서, 다시 한번 과감한 선택을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것이다. 그리고 끈질긴 노력과 관록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종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 최초로 한··일 모든 리그의 1군에서 활약한 선수가 되었다.

2017년 다시 국내로 복귀하여 롯데자이언츠 4번 타자로 활약하다가 2022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지금은 그라운드 밖에서 방송으로 대중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나는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 무대에서만 20년 넘게 야구 선수로 활동했고,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제법 화려한 기록도 만들었다. 프로야구에서 기록이란 하나하나가 모두 숱한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적지 않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 보면, 나는 그저 20년 넘도록 지름이 100미터쯤 되는 조그만 그라운드 안에서만 맴돌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세상으로 나온 미숙아이다.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는 하지만, 그 축소판에서만 놀다 나온 나에게 인생과 세상은 새삼 낯설고 막막하다.

늦깎이 인간 이대호가 의지할 것은 야구장에서 익힌 노력과 성공의 방법들뿐이다. 2의 인생을 시작할 출발점도 역시 야구 선수 이대호의 성공과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기왕 입을 열어 인사말을 전하는 김에, 내가 야구 선수로서 어떻게 인생을 시작하고 마무리했는지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다. -p.12

 

그런데 3학년 어느 봄날, 우리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 전학생 한 명이 내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다. 작달막한 키에 겉으로 특별해 보이는 점은 없었지만 똘똘한 눈빛에서 단단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아

이였다. ‘추신수라는 이름도 특이했거니와 첫날부터 야구 유니폼을 입고 등교해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기억이 생생하다. 더욱이 자기 외삼촌이 그 무렵 부산에서 최고의 야구 선수로 통하던 롯데 자이언츠의 작은 탱크박정태 선수라고 소개하면서 단숨에 교내 최고 스타가 됐다. 쉬는 시간마다 다른 반 아이들까지 소문을 듣고 몰려와 진짜 너희 외삼촌이 박정태냐라고 물어댔고, 교실은 외삼촌 사인 좀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아이들로 난장판이 되곤 했다. -p.31

 

내가 프로야구 무대에서 투수로 첫 등판한 것은 그로부터 무려 21년이 흐른 뒤인 2022108일이었다. 그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경기이자 나의 프로 선수 인생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던 그날, 32로 이기고 있던 8회 초에 나는 팀의 네 번째 투수로 사직야구장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상대 팀 LG 트윈스의 유지현 감독님은 마무리투수인 고우석을 대타로 기용해 나와 승부를 겨룰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등판 기회에서 망신만은 면하자는 마음으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를 향해 공을 던졌다. 전광판에는 시속 129킬로미터의 구속이 찍혔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타자가 타자인지라 삼진 아니면 볼넷이라는 생각으로 포수의 미트만 보고 공을 던졌는데, 고우석이 네 번째 공을 힘껏 때려 배트 중심에 맞히는 바람에 안타를 맞을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반사적으로 뻗은 내 글러브에 공이 잡히면서 투수 땅볼로 기록됐다. 그날로 나의 프로 통산 평균자책점은 0.00이 되었다. 혹시 그 타구가 안타가 되고 그렇게 내보낸 주자가 홈까지 들어왔다면 평균자책점 무한대의 투수로 남을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p. 86

 

사실 타율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겨 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수비수들이 넓게 벌려 선 우측 공간으로 공을 밀면 된다. 그다음 타석에서도, 또 그 다음 경기에서도 나는 타구의 방향을 바꾸어 손쉽게 안타를 만들었다. 나의 타격 스탠스와 타구 방향이 바뀌자 극단적 좌측 시프트를 펼치던 상대 수비수들의 위치도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좌측 공간이 넓어진 만큼 좌전 안타가 늘어났다. 상대 투수와 수비수들의 계획된 함정에 걸리는 경우가 줄었고, 타율이 그만큼 올라갔다. 더욱 신기한 것은 간결하게 배트를 휘두르면서 오히려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 나도 모르게 홈런이 나왔다는 점이다. 우중간을 향해 결대로치려는 마음가짐 때문에 불필요한 힘이 빠지고, 좀 더 유연한 스윙이 나왔다. 신인 시절 우용득 감독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다시 떠올랐다.

대호야. 110미터만 날려도 홈런이다. 굳이 130미터를 날리려고 하지 마라. 무조건 세게 치려고 하지 말고 스윙만 알맞게 하면 홈런은 따라온다.” -p.109

 

9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원이 끈질긴 승부 끝에 노리모토를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서 한국팀 더그아웃에 환호성이 터졌다. 비록 한 번 남은 기회지만,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번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 뒤를 이어 손아섭과 정근우의 안타가 이어지며 한 점을 만회했다. 당황한 노리모토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공이 이용규의 팔꿈치를 스쳤고 무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일본은 노리모토를 내리고 니혼햄 소속의 6년차 마무리 투수 마쓰이 히로토시를 올렸다. 마쓰이는 그해 60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1.50, 39세이브를 기록한 일본 최정상의 마무리 투수였다. 마쓰이는

김현수를 상대로 바깥쪽 빠른 공만 다섯 개를 던지면서 끈질기게 병살타를 유도했지만 김현수도 만만한 타자는 아니었다. 더구나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정교한 선구안을 가진 현수는 마쓰이보다도 더 끈질기게 참아내며 볼넷을 얻었다.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따라붙은 순간이었다.

드디어 4번 타자인 내 앞에 무사만루의 기회가 펼쳐졌다. 나는 1스트라이크 2볼까지 지켜본 다음, 4구째 포크볼을 가볍게 받아쳐 2루와 3루 사이를 갈랐다. 평소 빠른 공과 포크볼이 좋은 마쓰이가 위기 상황에서는 포크볼을 즐겨 던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p.149

 

이 시기를 지나며 내게 심어진 “No Fear” 정신과 할 수 있다는 마인드는 이후 절정의 커리어에서 모든 안락함을 내려놓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데 큰 거름이 되었다. 마음이 두려움으로 가득할 때는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게 된다. 안전한 장소, 안전한 커리어, 안전한 환경에 안주하며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세상, 더 큰 가능성으로 나아간다.

만약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나도 더 큰 세상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작은 목표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다 이루었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하다. 비록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한 차원 높은 세상을 경험했기에 입단 후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신인의 자세로 더 큰 가능성을

마음에 품을 수 있었다. -p.162

공 하나에 울고 웃었던 지난 30,

그 생생한 기록을 모두 담은 첫 단독 에세이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기나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막이 오른다. 개막 전에는 언제나 탈도 많고 말도 많지만, 매년 야구는 다시 시작되고, 전국 각지의 야구팬들은 공 하나에 울고, 웃고, 환호한다. ‘현생속 모든 짐을 야구장 밖에 벗어두고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경기에 집중하며, 응원가를 부르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이들에게 야구는 안락한 도피처이자, 다시 현생을 살게 하는 힘이다.

그렇기에 선수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매서운 질책을 견뎌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팬들 없이는 선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 무거운 어깨를 지고 공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그렇게 팬들에게도, 선수에게도 야구는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평생을 야구만 바라보고 살았던 이대호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에게는 야구 외에 달리 기댈 곳이 없었다. 따뜻하게 자신을 살펴줄 부모님도, 이루고 싶은 다른 꿈도 없었다. 그렇기에 오직 야구만 보고 달렸다. 야구는 곧 그의 인생이었다. 그렇게 그는 야구장에서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웠고, 그 과정에서 느낀 모든 것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우리는 야구에서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인생도, 관계도,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2022 시즌을 끝으로 이제 더 이상 그라운드 안에서는 그를 볼 수 없다. ‘거인의 자존심’,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렸던 그가 처음 은퇴를 발표했을 때,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항간에는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 3대 마요가 치킨마요’, ‘참치마요’, ‘이대호 은퇴하지 마요라는 농담도 떠돌았다. 골든글러브 7회 수상, 한미일 통산 486홈런, 통산 2,895안타, 국내 최초 한미일 1군 진출, 한국인 최초 일본시리즈 MVP 등 수많은 진기록을 갈아치우며 은퇴 시즌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던 그가 왜 돌연 은퇴를 결심했을까? 그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였으며, 앞으로 그는 어떤 새로운 도전들을 해나갈까?

가난한 형편 탓에 언감생심 야구부를 꿈꾸지도 못했던 어린 시절부터, 추신수를 만나 극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게 된 일, 회비를 못 내어 당했던 서러운 일들, 야구를 시작하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며 일본과 미국을 거쳐 대한민국 대표 타자로 우뚝 서기까지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그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들이었다. 이대호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인지를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팬들의 응원을 받기만 했던 거인이

팬들의 인생에 보내는 작은 응원 편지

혈기왕성했던 20대를 지나 완숙한 40대가 되기까지, 그가 깨달은 것은 결국 인생이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실이었다. 한 명의 선수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동료와 지도자, 팬들이 함께하는 야구처럼 말이다. 이대호라는 한 명의 선수 뒤에는 훌륭한 감독과 코치, 한 학교에서 뛰고 구른 친구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함께 달려갔던 팀 동료들, 마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들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그를 응원하고 격려했던 팬들이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그를 키워준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편지이자, 이제껏 응원을 받기만 했던 이대호가 팬들의 인생에 보내는 응원 편지이기도 하다. 인생이 내게만 폭투를 날리는 것 같을 때, 내게만 공정하지 않은 스트라이크존이 열리는것 같을 때, 그 상황에서도 도전이 얼마나 값진 가치인지를 보여주었던 그의 이야기가 그를 사랑하고 아꼈던 팬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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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대지성
등록일
2023.04.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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