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

독자의 지성, 인성, 영성의 성장을 돕는 책을 만듭니다. 현대지성, CH북스 브랜드 및 책소개.

지성과 감성을 채워주는 현대지성

믿을 수 있는 책을 만듭니다.

현대지성 클래식 46

사람을 얻는 지혜

지은이 발타자르 그라시안
옮긴이 김유경
출판사 현대지성
발행일 2022-10-28
판형 150*225
쪽수 368쪽
ISBN 9791139708967
정가 종이책 : 12,000원 | 전자책 : 6,900원
분야 자기계발
미리보기 다운로드

니체, 쇼펜하우어가 극찬한, 인간 본성과 관계에 대한 최고의 통찰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대표작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치열한 궁중 암투에서도 끝까지 살아남게 해준

300개의 빛나는 현실적 지혜

 

이처럼 정교하고 세련된 인생 지침은 이제껏 만나지 못했다” _니체

이 책은 평생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할 인생의 동반자다!” _쇼펜하우어

 

저자가 활동했던 17세기 스페인 귀족 세계는 겉으로는 화려함을 과시했으나, 안으로는 속임수와 음모, 배신이 가득했다. 정중한 궁정 행동 지침만 가득할 뿐, “지혜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에 관한 실용적인 가르침은 부족했다. 그라시안은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경고하면서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는 손에 잡히는 지혜를 전하고자 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 몽테뉴, 파스칼 같은 17~18세기 유럽의 기라성 같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쇼펜하우어는 독일어로 직접 번역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따로 배웠을 정도였다. 이후 프리드리히 니체도 이 책을 극찬했고, 영어판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적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바로크 시대 유럽의 모럴리스트들은 성서에 나온 예시와 경구를 바탕으로 당연한 대답만 내놓았기에 결론도 뻔했다. 그러나 그라시안의 글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했기에 몇백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와닿는 부분이 많다. 이것은 그의 글이 시공간을 초월해 인간과 삶의 중요한 원리들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이 46번째로 출간한 사람을 얻는 지혜는 국내 최초로 1647년판 스페인어 원서에서 직접 옮겼으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결과를 반영했다. 본문을 생략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원문 순서 그대로, 텍스트 전체를 모두 소개하는 최초의 버전이다. 198개의 각주와 친절한 해제를 통해 당시의 사회·문화 및 종교적 배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300개 글의 맥락을 정확히 보여주는 제목을 달아 한눈에 텍스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인간에게 전하는 사랑 가득한 노신부의 지혜롭고 실용적인 300개의 통찰을 선물로 받는다. 400년의 간격이 무색할 정도로 인생 명언으로 다가올 것이다.

독자에게

 

1인간의 위대함은 운이 아니라 미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미덕


2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현실을 인식하라: 현실


3인생은 짧지만 잘 살아낸 삶의 기억은 영원하다: 안목


4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가장 위대한 일이다: 관계


5지혜는 내면의 절제에서 나온다: 내면


6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평정심


7인생의 진정한 공부를 마지막으로 미루지 말라: 온전함


85년마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라: 성숙


해제 | 김유경 

발타자르 그라시안 연보 

지은이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án y Morales, 1601-1658)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1627)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1630)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 1642)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Orá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옮긴이 김유경

멕시코 ITESM 대학교와 스페인 카밀로호세셀라 대학교에서 조직심리학을 공부했다. 인사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출판기획과 번역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스페인어권 작품을 알리고 있다. 번역서로는 언어의 뇌과학, 스토아적 삶의 권유, 어느 칠레 선생님의 물리학 산책, 우리는 모두 상처받은 아이였다, 여자의 역사는 모두의 역사다, 가난포비아, 붉은 여왕, 마음 홈트, 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기, 동물들의 인간 심판, 42가지 마음의 색깔2, 엄마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등이 있다.

일할 때 전부를 드러내지는 말라. 새로움에 대한 감탄은 성과의 가치를 높인다. 패를 다 보이는 게임은 도움이 안 될뿐더러 즐겁지도 않다. 성과를 곧장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방이 기대하게 되는데, 특히 모두가 기대하는 중요한 직책에 있을 때는 기대감이 더 높아진다. 따라서 모든 일에 신비감을 주어 존경심을 유발해야 한다. 사람들과 교제할 때 속마음을 다 털어놓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자기 생각을 알릴 때도 모든 걸 다 드러내면 안 된다.

-- 003. 하수는 모든 것을 드러낸다_ p.29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는 것보다는 의존하게 만듦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해갈한 사람은 샘에서 등을 돌리고, 황금 쟁반에 있던 오렌지도 즙을 다 짠 후에는 진창에 떨어진다.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면 예의 바른 행동도 사라지고, 그렇게 존중도 끝난다. 따라서 위안을 주되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말고, 항상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 005. 사람들이 당신에게 매달리게 하라_ p.31

 

남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면 절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적을 상대로 할 때는 더욱 그렇다. 항상 첫 번째 의도22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하면, 상대는 늘 의도가 같다는 것을 미리 포착하고, 그런 행동을 실패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똑바로 날아가는 새를 죽이기는 쉽지만, 비틀거리며 날아가는 새를 죽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늘 두 번째 의도대로 행동해서도 안 된다. 그러면 상대는 그렇게 하리라는 계획을 미리 알아챌 것이기 때문이다.

-- 017.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지 말라_ p.43

 

아무리 탁월한 것이라도 이미 높아진 기대감을 만족하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리고 지나친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게 되면 감탄보다 환멸이 더 빨리 찾아온다. 기대감은 사실을 크게 왜곡한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잘못된 기대를 바로 잡고, 그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명성을 얻는 시작은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 019. 나에게 기대감보다 호기심을 갖게 하라_ p.45

 

모든 사람은 저마다 우상을 섬긴다. 어떤 이들은 명성을, 어떤 이들은 이익을, 그리고 대부분은 쾌락을 숭배한다. 따라서 저마다의 우상들을 알아내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지를 움직이는 열쇠와 같다. 따라서 먼저 각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주요 원동력을 파악해야 한다. , 그것이 늘 지고한 건 아니고, 가장 저열한 경우도 많다.

-- 026. 사람의 의지를 움직이는 기술_ p.52

 

중요한 건 들어올 때 모두가 받는 뻔한 박수가 아니라, 나갈 때 주변 사람들이 갖게 되는 감정이다. 남들이 간절히 원하는 존재가 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나갈 때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행운의 여신은 오는 사람에게는 공손해도, 가는 사람에게는 무례하기 때문이다.

-- 059. 초심자의 행운을 바라기보다 결승선에서 웃는 사람이 되라_ p.88

 

매사에 결정을 내리지 못해 다른 사람의 지시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대개 판단력이 흐린 게 아니다. 판단은 분명하게 하지만, 결단력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어려움을 구분하는 것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데는 훨씬 큰 능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어려움에 전혀 빠지지 않고, 훌륭하고 단호한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높은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

-- 072. 높은 자리에 앉을 자격은 결단력 있는 자에게 주어진다_ p.101

 

탁월한 것들도 익숙해지면 감탄이 줄어든다. 그래서 평범하더라도 새로운 것이, 탁월한데 낡은 것

보다 낫다. 따라서 용기와 재능, 행운 등 모든 면을 새롭게 해야 한다. 화려할 정도로 새롭게 해야 한다.

-- 081. 평범하더라도 새로운 것이, 탁월한데 낡은 것보다 낫다_ p.113

 

어리석은 사람이 친구로부터 얻는 유익보다 현명한 사람이 적으로부터 얻는 유익이 더 크다. 지혜로운 사람은 애정의 거울보다 악의의 거울을 더 신뢰한다. 그렇게 비방을 예방하고, 결점을 고쳐나간다. 적과 악의의 옆집에 살면, 더 신중해진다.

-- 084. 어리석은 자가 친구에게서 얻는 유익보다 지혜자가 적에게서 얻는 유익이 더 크다_ p.116

 

지식까지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모르는 척하는 편이 낫다. 생각과 취향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구닥다리 생각은 버리고, 취향도 최신 유행에 맞춰야 한다. 다수의 취향이 거의 모든 일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것을 따라 더 나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을 단장할 때, 비록 과거 방법으로 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라도 현재 방법을 따라야 한다.

-- 120. 생각과 취향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_ p.154

 

베풀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빨리하는 것보다 지혜롭게 베풀어야 한다. 그럴 때 늘 더 귀한 선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바란 것일수록 그 가치가 더욱 귀해진다. 만일 거절할 일이 생기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거절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첫 충동의 열기가 식고 냉정해지면 대부분 거절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 132. 무엇을 주는가보다 어떻게 줄까를 더 생각하라_ p.166

 

잃을 게 없는 사람과는 싸우지 말라. 그것은 이미 기운 싸움이다. 그런 사람은 수치심마저 잃어버렸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싸움을 시작한다. , 모든 걸 잃어 더는 잃을 게 없고, 그래서 온갖 무례한 행동을 한다. 따라서 그런 끔찍한 위험에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명예를 내놓아서는 안 된다. 그것을 얻는 데는 수년이 걸렸어도, 사소한 일로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172. 명예를 얻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사소한 일로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_ p.209

 

특히, 친구 사이에 비밀을 터놓는 건 위험하다.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은 그 사람의 노예가 된다. 그러니 군주들에게 이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다. 결국, 그들은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길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모든 것, 심지어 이성까지도 짓밟을 것이다. 그러므로 남의 비밀은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

-- 237. 지나치게 많은 호의는 받지 말라_ p.279

 

때로는 평범함을 벗어나 독특하게 생각하라. 이것은 뛰어난 재능을 드러낸다. 당신의 견해를 한 번도 반박하지 않은 사람을 높게 평가하지 말라. 그런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 245. 당신의 견해를 반박해본 적 없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지 말라_ p.287

니체와 쇼펜하우어마저 반하게 만든

인간 본성에 대한 깊고 생생한 통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 중 한 명인 오마하의 현인워런 버핏과 점심 한 끼를 위해 당신은 얼마를 내놓을 수 있는가? 2022버핏과의 점심을 위한 경매가 1,900만 달러(270억 원, 환율 1420원 기준)에 낙찰되었다. 버핏의 미래 투자처를 제외하고 어떤 주제로든 그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다. 신원 미상인 낙찰자는 버핏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또 무엇을 물어보았을까?

더 심한(?) 이야기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점심 한 끼를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걸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사업가인 그는 소크라테스의 살아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자기가 포기한 그 이상을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여기에 인류 최고의 현인이나 철학자들이 앞다투어 그 진가를 인정한 책이 있다.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리며 자기 외에 모든 권위를 인정하길 거부했던 철학자 니체조차도 이처럼 정교하고 세련된 인생 지침은 이제껏 만나지 못했다라고 극찬했고, 지독한 염세주의자로 유명했던 쇼펜하우어마저도 이 책은 평생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할 인생의 동반자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이 책을 독일어로 번역하기 위해 수년간 스페인어를 따로 배울 정도로 진심을 보였다(지금까지 한국에서 보았던 버전은 모두 쇼펜하우어가 번역한 독일어판이나 심지어 영어판을 재번역한 중역이었다). 뿐만 아니다. 몽테뉴, 파스칼 같은 17~18세기 유럽의 기라성 같은 철학자와 사상가들도 예외 없이 이 책을 읽고 큰 영향을 받았고, 영어판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적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사람들은 왜 이 책에 그토록 열광했을까? 그리고 지금은 왜 그렇게 열광할까? 이것은 그의 글이 시공간을 초월해 인간과 삶의 중요한 원리들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삶의 지혜들은 놀랍게도 매우 현대적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재편집본과 여러 언어의 번역본이 그 유효성을 확실히 증명한다. 그는 계급이나 직업의 한계와 엄격한 시간 구분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오늘날의 포스트 모던 시대까지 거침없이 넘어와 우리에게 말을 건다.

 

마키아벨리의 현실감각과

니체의 실존의식을 함께 터득한다

 

저자가 활동했던 17세기 스페인 귀족 세계는 겉으로는 화려함을 과시했으나, 안으로는 속임수와 음모, 배신이 가득했다. 당시 스페인은 국력이 쇠퇴하던 시기라서 비관주의가 확산하고 있었다. 정중한 궁정 행동 지침만 가득할 뿐, “지혜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에 관한 실용적인 가르침은 부족했다. 그라시안은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경고하면서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는 손에 잡히는 지혜를 전하고자 했다.

바로크 시대 유럽의 모럴리스트들은 성서에 나온 예시와 경구를 바탕으로 당연한 대답만 내놓았기에 결론도 뻔했다. 그러나 그라시안의 글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했기에 몇백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와닿는 부분이 많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이런 격언 형식은 성서의 여러 책 중에서 솔로몬이 기록한 잠언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면도날 같은 현실성과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실존의식(허무주의를 극복하려는 발버둥)을 그대로 전달한다. 1~300번까지의 번호가 붙은 300개의 끊어지지 않는 하나의 단락으로 구성된다. 그가 말한 내용 일부를 압축해보면 다음과 같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본질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해결하려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조언을 구할 줄 아는 것은 연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지혜롭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성공은 성취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주로 관계에 달려 있다. 모든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서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는데, 지혜와 개인적인 성숙이 그 완전함의 일부이다. 행운은 자주 찾아오지만, 그것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라시안은 모든 성취가 의미 있는 삶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깨닫고, 조화로운 지혜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래서 이 책의 시선은 생존의 고된 과제인 끝없는 선택 앞에서 지혜롭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며 성공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을 향한다. 그렇게 그는 음모로 가득 찬 세상에서 의미 있는 삶과 성공하는 삶 사이의 중도를 보여주려고 했다.

  

치열한 궁중 암투에서도 끝까지 살아남게 해준

300개의 빛나는 현실적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이 46번째로 출간한 사람을 얻는 지혜는 국내 최초로 1647년 판 스페인어 원서에서 직접 옮겼으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결과를 반영했다. 원문을 생략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원문 순서 그대로, 텍스트 전체를 모두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버전이다. 198개의 각주와 친절한 해제를 통해 당시의 사회·문화 및 종교적 배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300개 글의 맥락을 정확히 보여주는 제목을 달아 한눈에 텍스트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엔 간편하고 쉽게 읽어낼 수 있지만, 검증된 지혜를 담고 있다. 저자가 수십 년 동안 스페인 상류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부자와 권력자들의 궁중 암투 속에서도 살아남아 깨달은 보석 같은 날 것 그대로의 지혜가 펄떡이며 살아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인간에게 전하는 사랑 가득한 노신부의 지혜롭고 실용적인 300개의 통찰을 선물로 받는다

[a:2:{i:0;s:22:"현대지성 클래식";i:1;s:26:"경제경영·자기계발";}] 사람을 얻는 지혜
작성자
현대지성
등록일
2022.10.26 13:35
조회수
4,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