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책을 만듭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체내 미생물을, 그리고 우리를 만든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알아낸 가장 맛있는 건강 이야기
* ‘장까지 살아서 가는’ 유산균은 가능할까?
* 내 안의 미생물이 나의 감정까지 좌우한다면?
*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대체 어떻게 다를까?
* 살기 위해 남의 똥을 이식받는 사람들이 있다?
* 세계에서 인정받는 김치 유산균의 비밀
*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세계 백년 장수 식단의 공통점
요즘 과학계를 들썩이게 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말한다. 건강한 미생물은 우리의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울증 등까지 치료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잘 먹인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우리와 오랫동안 공생해온 장내(腸內) 미생물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식탁 위의 미생물』에서는 치즈, 요거트, 김치, 낫토, 사우어크라우트, 콤부차, 올리브, 코코아 등 우리의 장내 미생물을 먹이는 전 세계의 대표 전통 음식들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이 음식들을 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미생물은 어떤 존재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들과 멋진 공생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전과는 다른 질병으로 고통받는 현대 사회에서 건강과 음식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들어가는 글-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1장, 공격받는 장내 미생물
2장, 장에는 무엇이 있나
3장, 마이크로바이옴에게 식량 공급하기
4장, 미생물 발효의 정석: 유제품
5장, 절임을 만들어볼까: 채소와 과일
6장, 취하게 하는 발효: 곡물
7장, 기본적인 콩 발효: 콩류와 씨앗
8장, 죽지 않는 고기: 육류
9장, 일상에 적용하기
나가는 글-보이지 않는 세계 구하기
지은이 ∥ 캐서린 하먼 커리지 Katherine Harmon Courage
캐서린 하먼 커리지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객원 편집자이자 과학 전문 기자로서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와이어드』, 『워싱턴포스트』 등 수많은 잡지와 신문에 기고해왔다. 풍부한 지식과 명료한 어조로 쓰인 글로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그녀가 쓴 새로운 면역 치료에 관한 기사는 『미국 최고의 자연 과학 기사』(The Best American Science and Nature Writing)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 『문어: 바다에서 가장 신비한 생명체』(Octopus!: The Most Mysterious Creature in the Sea)가 있다. 다양한 과학 분야를 종횡무진하던 커리지는 2009년, 마이크로바이옴과 사랑에 빠졌다. 이후 십 년에 걸쳐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발효와 미생물에 대해 연구한 끝에 그 결과를 『식탁 위의 미생물』로 엮어냈다. 현재는 콜로라도에 살면서 웹사이트 katherinecourage.com과 트위터 @KHCourage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다.
옮긴이 ∥ 신유희
텍사스주립대(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화학과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책과 얽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오랜 꿈에 도전했다. 현재는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단식 모방 다이어트』, 『시간 도둑에 당하지 않는 기술』이 있다.
장내 미생물의 구성은 다양하다. 대부분의 미생물 개체는 수명이 매우 짧다. 인간은 매일 아침 새로운 세대의 미생물과 함께 기상한다. 당신이 어젯밤 핫도그를 먹는 꿈을 꾸는 동안 장내 미생물 구성은 잠든 시점과 비교해서 이미 세대가 스무 번쯤 바뀌었을 수도 있다. - p.26
한 연구에 따르면 무균 쥐에게 비만 환자의 체내 미생물을 심어주자 체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포만감 또는 허기를 느끼도록 만드는 호르몬에 미생물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미생물이 인간의 음식물 및 약물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발견은 약물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 모를 현상을 설명해줄지도 모른다. - p.66
체내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결핍 시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의 약 80%가 장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은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잡힐 듯 말 듯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심한 우울증 증상을 앓는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 패턴은 건강한 사람들과는 달랐다. - p.72
이렇듯 최첨단 과학 기술을 동원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미생물 군집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장 큰 증거는 조금은 원시적으로 느껴지는 방식에서 발견됐다. 바로 한 사람의 배설물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 대변 이식을 받은 사람들의 배설물 분석이 완료됐고 그 결과, 대변 이식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혐오감을 넘어설 만큼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 p.75
페르시아 전설에서는 아브라함이 놀라울 정도로 장수하고 다산했던(175세까지 살았고, 14명의 아들을 두었다) 이유가 요거트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19세기 동유럽에서는 한 유명한 과학자가 사워밀크sour milk라고 하는 소박한 유제품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다. … 교육받은 생물학자답게 예리한 시선으로 불가리아인 농부들의 생활 방식과 식습관에 집중한 결과 메치니코프는 마침내 그들이 발효한 우유를 자주 마신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 p.117
미생물학자들에게 김치가 매우 흥미롭고 연구할 거리가 풍성한 음식인 이유 중 하나는 김치 안에 매우 다양한 미세 환경(미생물이 직접 접하는 물리적‧화학적 환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요거트와 같이 균일한 발효 음식은 꽤나 단조로운 기질을 갖고 있어서 요거트 용기 안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환경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김치는 땅과 바다가 있는 하나의 행성과 같아서 다양한 미생물들이 자기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서 살 수 있다. - p.202
기지가 넘치는 발효 음식인 키비악은 바다쇠오리 수백 마리를 잡아서 텅 빈 바다표범의 가죽 속에 채워 넣어 만든다. … 키비악을 맛보러 그린란드까지 갈 계획이 없다면, 이미 경험한 누군가의 표현을 참고하자. 키비악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블루치즈에 식초를 섞은 맛”과 비슷하다고 한다. - p.298
산성은 병원균을 죽인다. 따라서 요거트든, 사우어크라우트든, 콤부차든, 산성이 강한 발효 음식에서는 병원균이 살 수 없다. 따라서 일정 pH 이하가 될 때까지 충분히 발효 과정을 거쳤다면 당신이 만든 발효 음식은 안전하다. - p.340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내 체내 미생물이 먹는 음식 또한 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면 좋겠다. - p.347
미생물과 인간에 관한 가장 감칠맛 나는 연구!
우리를 살리고 죽이는 기막힌 공생을 밝히다
우리의 뱃속에 우울증을 일으키는 스위치가 있다면 어떨까? 건강한 사람의 똥이 그 어떤 약보다 효과가 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왜 전통적으로 반쯤 썩힌, 시큼하고 냄새 나는 음식을 먹어온걸까? 이 모든 답은 미생물로 설명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균은 무조건 박멸해야 하는 존재라고 믿지만, 사실 우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은 인간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우리 몸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내미생물은 장 건강뿐 아니라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울증 등 많은 현대병을 치유하는 열쇠가 된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캐서린 하먼 커리지는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이 알쏭달쏭한 미생물의 세계를 소개한다. 과학계의 화두인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을 소개하고, 미생물 연구의 최전선에 선 학자들과 미생물이 풍부한 세계 곳곳의 발효 음식을 소개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이 책은 체중 감량의 지름길이나 건강을 위한 기적의 치료법을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미생물과 건강하게 공생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공생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 안내서다.
어디까지 먹어봤니? 김치부터 콤부차까지, 전 세계 발효 식품 열전
우리 몸속에서 미생물이 가장 많은 곳은 장이다. 그런데 이 장내 미생물은 육체적인 질환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나 뇌기능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장에는 1억 개의 뉴런이 연결되어 있어서, 미생물이 장의 환경을 바꾸면 우리의 신경계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을 진정시키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약 80%가 장에서 생성되며, 불안장애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무균 쥐에게 심어주자 불안한 심리 상태까지도 옮겨졌다는 연구 결과는 이러한 의견을 더욱 뒷받침해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어떻게 번성시킬 수 있을까?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는 대변이식도 주목받는 방식이지만(물론 저자는 이 놀라운 방식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더 간단하면서 근본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식탁 위의 미생물』에서 커리지는 경동시장에서 김치에 대해 논하고, 스위스의 수백 년 된 치즈 동굴을 방문하며, 홍어만큼 지독하다는 그린란드의 발효 생선을 소개하기도 한다. 콤부차처럼 새로운 트렌드가 된 발효 식품도 빼놓을 수 없다. 곳곳에 수록된 레시피는 덤이다. 수십 가지의 음식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은 물론, 그들만의 취향으로 남겨두고 싶은 음식들도 있다. 케피르, 누카즈케, 키비악, 숨발라, 이런 이름들이 낯설게만 느껴진다면? 책을 펼치고 흥미진진한 음식의 세계로 빠져보자.
우리 몸속 작은 우주, 마이크로바이옴 구하기
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체내 미생물과 전쟁을 시작했다.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과 청결에 대한 집착은 몇 세대 만에 고대 미생물 군집을 뒤집어놓았다. 게다가 현대인의 달고, 짜고, 기름진 식단은 우리를 배불리면서 반대로 미생물을 굶주리게 했다. 실제로 현대식(서양식) 식사를 하는 이탈리아 아이들은 섬유질과 복합 탄수화물 위주의 신석기 시대 식단을 유지하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아이들에 비해 성장하는 데 더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했으며, 해로운 장내 박테리아의 비율도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한번 파괴된 미생물 생태계는 되찾기 어렵다. 이 위기에 맞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연구들이 밝혀낸 건강과 장수의 비밀은 결국 전통 식단과 맞닿아 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고기는 적당량만 먹고, 발효 음식으로 맛을 더할 것! 이 책이 소개하는 대로 다채로운 미생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풍부하게 함유하는 발효 음식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 우리 몸 안의 미생물을 구하면 우리 자신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