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지성인에게 영감을 주는 책

진짜 역사는 거대한 도서관이 아닌
낡은 서랍 속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고백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반역의 시작이었던
가장 내밀한 문장들은 어떻게 역사로 남게 되었을까?
★★★ 큰별쌤 최태성, 작가 정여울 강력 추천
★★★ 100가지 편지 원문 및 이미지 수록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사를 읽는다. 교과서처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인류의 궤적을 조망할 수도 있고, 전쟁이나 도시처럼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통사에 드러나지 않는 역사의 이면을 발견하면서 신선한 통찰을 얻는다. 그런 의미에서 ‘편지’는 아주 특별하고도 매혹적인 주제다. 편지는 두 사람만의 은밀한 대화이자, 대중과 세상을 향한 목소리이며,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과연 자신이 쓴 편지가 훗날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을 염두에 둔 인물이 있었을까? 바로 그렇기에 편지는 어떤 역사 기록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야말로 ‘손으로 써 내려간 내밀한 역사의 한 조각’인 셈이다.
이 책에는 폼페이 화산 폭발을 목격한 플리니우스의 편지부터 르네상스의 천재 예술가 다빈치의 자기소개서, 마틴 루서 킹의 호소 편지, 불법 복제를 겨냥한 빌 게이츠의 경고 편지까지 세기를 초월해 역사를 뒤바꾼 수많은 편지가 등장한다. 이 편지들은 신기하게도 과거의 발신자와 수신자를 넘어 오늘날의 독자까지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천편일률적인 역사 서술에 지친 독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 깊은 사유를 선물한다. 또한 효율성만 추구하는 AI 시대의 독자들에게 아날로그 손 편지가 지닌 물성의 가치와 인간적인 온기를 다시 일깨운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편지 원문과 컬러 이미지뿐 아니라 흥미로운 서술과 탄탄한 사료가 가득한 이 책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내고, 뒤바꾸고, 창조했던 수많은 사람의 숨결을 느껴보자.
추천의 글
저자의 편지
1. 기원전 346년경 스파르타인이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에게 짧은 답장을 보내다
2. 기원전 44년 카이사르의 암살범들이 미래 행보를 정하기 위해 서신을 주고받다
3. 기원후 50년경 사도바울이 편지로 기독교의 원리를 가르치다
4. 기원후 100년경 목판에 새겨진 편지가 제국 변두리의 삶을 보여주다
5. 기원후106/107년경 플리니우스가 폼페이 화산 폭발 장면을 묘사하다
6. 기원후 450년경 제국이 몰락하자 브리타니아인이 로마에 도움을 요청하다
7. 1215년 잉글랜드 귀족이 대헌장 이후 법적 힘을 과시하려 하다
8. 1429년 잔 다르크가 헨리 6세에게 신이 그녀의 편이라고 말하다
9. 1480년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공작에게 자기소개서를 보내다
10. 1485년 헨리 7세가 잉글랜드 귀족에게 지원 요청 편지를 쓰다
11. 1493년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에게 자신의 새로운 발견을 설명하다
12. 1521년 마르틴 루터가 “네 죄가 강해지게 하라”라고 말하다
13. 1528년 헨리 8세가 앤 불린에게 연애편지를 쓰다
14. 1542년 신대륙에서 벌어진 스페인의 잔혹 행위를 폭로하다
15. 1554년 엘리자베스 1세가 ‘피의 메리’에게 편지를 보내 목숨을 구걸하다
16. 1586년 배빙턴이 스코틀랜드 여왕에게 보낸 암호 편지로 음모가 밝혀지다
17. 1588년 스페인의 왕이 무적함대로 잉글랜드를 공격하라고 명령하다
18. 1605년 몬티글 경이 신중하게 쓰인 경고장을 받다
19. 1610년 갈릴레오가 목성의 위성을 처음 목격한 사건을 설명하다
20. 1660년 찰스 2세가 의회를 안심시키려 편지를 쓰다
21. 1688년 잉글랜드 귀족들이 윌리엄 왕자에게 반역을 제안하다
22. 1773년 벤 프랭클린의 도난당한 우편물이 정치적 스캔들을 드러내다
23. 1776년 애비게일 애덤스가 남편 존에게 “여성들을 기억하라”라고 말하다
24. 1777년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에서 처음으로 스파이를 고용하다
25. 1787년 제퍼슨이 조카에게 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으라고 조언하다
26. 1791년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27. 1791년 알렉산더 해밀턴의 불륜 관계가 발각되다
28. 1793년 토머스 제퍼슨이 프랑스 식물학자에게 미국 북서쪽 탐험을 의뢰하다
29. 1793년 프랑스혁명 이후 코르데가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다
30. 1805년 전투 전날, 넬슨이 함대에 격려 메시지를 보내다
31. 1812년 나폴레옹이 알렉산드르 1세에게 지금은 전쟁 상황이라고 알리다
32. 1830년 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캡틴 스윙이 위협을 가하다
33. 1831년 찰스 다윈이 측량선의 박물학자 직책을 제안받다
34. 1840년 최초의 우표가 편지 발송 방식을 변화시키다
35. 1844년 ‘프레드’ 엥겔스가 ‘무어’ 마르크스와 평생 서신을 주고받다
36. 1845년 보들레르가 애인에게 유서를 남기다… 그리고 살아남다
등 100통의 편지 수록
부록: 헬렌 켈러와 벨의 평생에 걸친 우정
감사의 글
지은이 ∥ 콜린 솔터(Colin Salter)
다재다능한 대중 교양서 전문 작가. 현재 영국 에든버러에 거주하고 있다. 공연 예술과 도자기·가구 제작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2006년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과학, 자연사, 역사 전기, 대중음악 등 각각의 분야가 어떻게 지금까지 변화해왔는지 그 역사를 파고드는 작업에 큰 매력을 느낀다. 가벼운 오락에서 깊이 있는 과학까지, 과거의 개척자에서 현대의 슈퍼스타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철저히 조사해 독자에게 명쾌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2012년 에든버러 논픽션 작가 그룹 ‘스트레인저 댄 픽션(Stranger Than Fiction)’을 조직해 2016년까지 이끌었다. 지은 책으로는 『해부학자의 세계』, 『질병과 의약품』, 『인체의 신비』 외 다수가 있으며, 그중 많은 책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
옮긴이 ∥ 이상미
CJ인재원에서 임직원을 위한 리더십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역량 교육을 담당했다. 이후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개발 협력, 공적개발원조, G20에 관해 연구했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며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번역서로는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나폴레온 힐, 부를 이끄는 생각의 그릇』, 『1%의 생각법』, 『표류하는 세계』, 『경이로움의 힘』, 『문화의 중력』 등이 있다.
역사에서 흔히 그렇듯이, 플리니우스의 편지를 생동감 있게 만든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생생한 묘사였다. 그는 “불에 탄 돌과 재가 폭우처럼 쏟아지며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지진으로 흔들리는 집에서 도망쳐 들판으로 탈출한 장면에 주목한다. “그들은 수건으로 베개를 머리에 묶고 뛰쳐나왔습니다. 이것이 사방에서 떨어지는 돌폭풍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었어요”라고 회상한다. 그의 묘사에서 사람들의 공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여자들의 비명, 아이들의 울부짖는 소리, 남자들의 함성이 들렸습니다. 아이를 부르는 사람, 부모를 부르는 사람, 남편을 부르는 사람도 있었어요 …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죽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고, 신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기도를 올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이제 신은 어디에도 없고, 우리가 그동안 들어왔던 마지막 밤이 왔다고 확신했습니다.” - p.38
앤은 미래의 엘리자베스 1세가 될 딸을 낳았지만, 캐서린과 마찬가지로 아들은 낳지 못했다. 그리고 헨리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른 여자(제인 시모어)를 찾기 시작했다. 앤은 반역, 불륜, 근친상간이라는 날조된 혐의로 참수당했다. 이 희대의 스캔들은 사랑으로 시작되어 증오로 끝나고 말았다. 헨리는 마치 나무에 함께 이름 약자를 새기는 10대 소년처럼 앤 불린과 결혼하겠다고 서약한 편지에 이렇게 서명했다. “헨리 왕은 앤 불린만을 사랑하겠습니다(H aultre AB ne cherse R).” 그리고 AB라는 글자는 하트로 둘러싸여 있었다. -p.73
넬슨은 부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고, 신호 장교에게 “England confides that every man will do his duty(영국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임을 믿는다)”라고 보내라고 지시했다. ‘confide’는 ‘신뢰하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호 장교였던 존 파스코 중위는 ‘confide’라는 신호 깃발이 없어서 이 신호를 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독님, ‘confides’를 ‘expects(기대하다)’로 바꿀 수 있도록 해주시면, 신호가 더 빨리 완성될 것입니다. ‘expects’라는 단어는 신호 목록에 있지만 ‘confides’라는 단어는 없어서 철자를 하나씩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넬슨은 이에 동의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온 메시지는 원래의 의도를 벗어나 더 명령적인 어조가 되었다. -p.150
남부의 몇몇 주가 분리된 이유는 노예제도 때문이었을지 모르지만, 링컨을 화나게 만든 것은 노예제도가 아니라 그들이 연방에서 탈퇴한 일이었다. “이 투쟁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는 연방을 구하는 것이지, 노예제도를 구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예를 해방하지 않고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모든 노예를 해방해야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일부 노예를 해방하고 다른 일부는 그대로 둠으로써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p.190
히틀러는 게믈리히에게 보낼 답장을 열정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게믈리히에게 유대인은 인종, 종교, 부 그리고 “수천 년에 걸친 근친혼”을 통해 자신들을 다른 민족과 분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이에 독일인이 아닌 이방인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라며, “(유대인은) 인종적 특성을 희생하거나 감정, 사고, 노력을 부정할 의지도, 능력도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대인이 원하는 것은 오직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황금 송아지 주위에서 추는 춤은 우리가 지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든 소유물을 향한 무자비한 투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p.267
사랑과 우정, 죽음과 속임수까지…
100통의 편지에 담긴 역사의 한 조각
우리가 아는 역사는 대부분 승자의 기록이거나 후대 사람이 남긴 기록이다. 이 때문에 승자의 입맛에 맞게 사실이 윤색되거나 사건 발생 시기와 기록 연대의 차이로 진실이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마천의 『사기』는 무려 2,000년 전의 역사를 다루었고, 헤로도토스의 『역사』 역시 페르시아전쟁 이후 약 700년이 지난 뒤에야 기록되었다.
하지만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에 담긴 수많은 편지는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의 생생한 감정과 숨결이 가득하다.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기록보관소에는 수백만 점이 넘는 역사적 서한이 남아 있다. 게다가 지금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 편지가 계속 발견되고 있으며, 훗날 역사가 될 편지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여기에는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편지를 비롯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알려주는 편지와 정적(政敵)을 향한 경고 편지도 포함된다. 이 책에는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100통의 편지를 선별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한다.
편지는 단순히 사건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과 시대의 목소리가 가득 담긴 살아 있는 글이다. 따라서 이 기록에서 우리는 역사 교과서에서는 엿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분노와 애절함, 망설임, 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부쳐진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희노애락
이 책은 단순히 유명인의 편지만 모아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각 편지가 쓰인 시대적 배경과 사건, 인물들의 사연을 함께 엮어, 한 장의 사적인 기록이 어떻게 보편적인 역사가 되었는지 탐구한다.
폼페이의 비극을 목격한 플리니우스의 편지는 단순한 관찰 기록을 넘어 생존을 향한 평범한 사람들의 의지를 드러낸다. 갈릴레오가 자신이 발명한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고 쓴 편지에서는 신의 시대가 저물고 이성의 시대가 도래하는 태동이 느껴진다. 오펜하이머가 소련의 첩자라고 고발한 편지에서는 전후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의 무서운 광기를 엿볼 수 있다. 마틴 루서 킹의 ‘버밍엄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정의를 향한 호소였고, 빌 게이츠의 편지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초래할 위험을 예견한 경고장이었다. 그레타 툰베리가 인도 총리를 향해 보낸 영상 편지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외침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사적이면서도 보편적 가치를 담은 수많은 편지를 소개한다. 이 편지들은 시대를 초월해 독자에게 말을 걸며,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거대한 문명을 움직여왔는지를 보여준다.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는
낡은 종이 위 가슴 따뜻한 세계사
저자는 역사가 굵직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동안 주로 전쟁과 정치, 혁명의 관점으로 역사를 다루었지만, 이 책은 그 틈새에서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목소리를 복원한다.
100통의 편지 속 인물은 위인이나 박제된 영웅, 화려한 초상화 속 황제가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이들은 우리처럼 두려워하고, 망설이며, 고뇌했으며, 그와 동시에 끝까지 사랑하고, 결연한 의지로 신념을 위해 싸우고, 두려움 앞에서도 정의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 책은 천편일률적인 역사 서술에 지친 독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 깊은 사유를 선물한다. 또한 효율성만 추구하는 AI 시대의 독자들에게 아날로그적인 손 편지가 지닌 물성의 가치와 인간적인 온기를 다시 일깨운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편지 원문과 컬러 이미지뿐 아니라 흥미로운 서술과 탄탄한 사료가 가득한 이 책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내고, 뒤바꾸고, 창조했던 수많은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