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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전집 시리즈

빨간 머리 앤 전집 세트(전 8권, 완역본)

지은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옮긴이 오수원
출판사 현대지성
발행일 2023-06-14
판형 140*210
쪽수 3656쪽
ISBN 9791139710960
정가 종이책 : 150,000원 | 전자책 : 99,000원
분야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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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게 참 기뻐요.

세상은 재미있는 것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앤의 상상력과 호기심, 자존감과 자기 발견을 통해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휴식 같은 고전

 

국내 유일 컬러 일러스트와 사진 180·11편의 필수 배경지식 수록

원문의 세밀한 묘사와 뉘앙스를 확실히 살린 기념비적 완역 전집

 

TV 애니메이션·넷플릭스 드라마 빨간 머리 앤공식 원작 소설

앤의 10대부터 50대까지 일생을 담은 스토리 완결판

 

한 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아왔고,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더욱 감동적인 빨간 머리 앤의 완결된 스토리가 새 시대에 걸맞은 고품격 완역본 전집(8)으로 출간되었다.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은 서울대와 타임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필독서 목록에 어김없이 들어 있으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발표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워낙 친근한 이야기다 보니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다고 착각하지만, 앤의 팬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아동용으로 축약한 동화를 접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인상적인 장면을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수로 중년 남매의 집에 입양된 고아 소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전체 내용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앤의 생애가 8권에 걸쳐 대하소설처럼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지성의 빨간 머리 앤 전집천진난만한 소녀 시절부터 꿈을 키워가는 대학 생활, 낭만적인 결혼과 출산의 기쁨, 세계대전의 포화 속으로 아들을 보내고 눈물 흘렸던 순간 등 원작의 모든 내용을 충실하게 담았다. 특히 8잉글사이드의 릴라는 미국 출판사들이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문단까지 찾아내어 초판의 본디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독자들은 어린아이에서 매력적인 아가씨로, 어엿한 직업인으로, 현숙한 아내로, 지혜로운 어머니로 성장해가는 앤을 지켜보면서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하며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앤 시리즈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도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내용을 한데 모아 완성도 높게 구성하고, 우리 시대에 맞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영미 현대문학에 정통한 역자가 원작의 감동과 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단어를 고르고 표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다듬었으며,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끔 각주를 꼼꼼하게 달았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일러스트는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감동을 전해주며, 당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희귀본을 포함한 사진 자료는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도와준다. 권말에는 작품의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관련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 소개, 해제, 시대적·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주제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 11편을 수록했다. 앤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 심미성이 탁월한 금박 후가공,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이 드는 양장 제본과 고급 북케이스는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전집 목록(8)과 내용 소개

 

1권 초록지붕집의 앤 | 512| 11~16

초록지붕집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남매는 농사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는데, 착오가 생겨서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여자아이가 온다. 곧바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끝에 e가 붙은 앤 셜리라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지켜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이 아이에게, 마릴라는 왠지 마음이 간다.

 

2권 에이번리의 앤 | 416| 16~18

퀸스 전문학교를 졸업한 앤은 마릴라를 돌보기 위해 대학 진학을 잠시 미루고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로 일한다. 풋내기 시절의 열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념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한편 마릴라의 먼 친척이 낳은 여섯 살배기 쌍둥이가 초록지붕집에 와서 살게 되면서 온갖 소동이 벌어지는데.

 

3권 레드먼드의 앤 | 408| 18~22

레드먼드 대학에 진학한 앤은 때론 고된 학업과 향수병에 시달리면서도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간다. 낭만적인 결혼을 꿈꾸며 뭇 남성의 구애를 뿌리쳤고 길버트의 사랑 고백마저 외면했지만, 이상형에 가까운 로이 가드너를 만난 뒤로 마음이 흔들린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앤은 마침내 로이에게 청혼을 받는데.

 

4권 바람 부는 포플러나무집의 앤 | 480| 22~25

레드먼드 대학을 졸업한 뒤 길버트는 의대에 진학하고 앤은 서머사이드 고등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한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간다. 가까스로 하숙집을 구해서 안도한 것도 잠시뿐, 이곳 터줏대감인 프링글 집안사람들은 앤이 하는 일을 사사건건 훼방 놓고 동료 교사는 텃세를 부린다. 앤은 난관을 헤쳐나갈 묘안을 짜내는데.

 

5권 앤의 꿈의 집 | 392 | 25~27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한 앤과 길버트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자리한 꿈의 집에 신혼집을 꾸린다. 두 사람은 지혜로운 짐 선장, 마을의 소식통이자 마음씨 곱고 남을 잘 돕는 코닐리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레슬리 등 새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지낸다. 어느 날 앤과 길버트에게서 첫아기가 태어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길버트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6권 잉글사이드의 앤 | 512 | 34~40

꿈의 집에서 잉글사이드로 이사한 앤과 길버트 부부는 여섯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소녀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앤은 아이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다독여준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이 가정에 어느 날 불청객이 들이닥친다. 길버트의 친척인 메리 마리아는 잠시 머물겠다며 찾아와놓고, 그대로 눌러앉아 집 안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7권 무지개 골짜기 | 408 | 41~43

앤의 가족이 사는 글렌세인트메리 마을 교회에 메러디스 목사가 부임한다.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네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그는, 신학적인 문제에만 골몰할 뿐 집안일과 자녀 교육에는 무심하다. 예의범절을 알려줄 사람이 없다 보니 평소 제멋대로 행동해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던 메러디스네 아이들은 어느 날 큰 소동을 일으켜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 | 528 | 49~53

앤과 길버트의 막내딸 릴라는 세상을 장밋빛으로 바라보는 철부지 소녀다.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고 재미있는 일을 좇으며 살아가지만, 전쟁이 일어나 오빠를 비롯한 주위 청년들이 입대하자 평온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전쟁터에 보낼 물품을 모으러 다니던 릴라는 가엾은 전쟁고아를 발견하고 고민에 빠진다.

지은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내 기억으론 하루도 글을 쓰지 않고 지낸 적이 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쉴 새 없이 뭔가를 끄적거렸다.”

장편소설 21, 단편소설 530, 500편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몽고메리가 자전적 에세이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는 진지하고 성실한 습작으로 자기 안에 가득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가상의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표작인 빨간 머리 앤시리즈는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에게 인생의 고귀한 가치, 용기와 희망, 순수한 기쁨을 전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1874년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틈만 있으면 자연에서 뛰놀고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면서 감수성을 길러갔으며, 열여섯 살 때 신문에 시를 기고할 만큼 일찍부터 작가의 자질을 보였다. 프린스오브웨일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가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댈하우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우체국에서 일하며 글을 썼는데, 이때 초록지붕집의 앤을 집필하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1908년 출판되었다. 이 책이 큰 인기를 얻자 연이어 후속작을 펴냈고, 초승달 에밀리등 다른 작품들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문학적 성취와는 달리 가정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출판사와 저작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두려움, 집안의 우환, 점점 심해지는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몽고메리는 1942년 향년 68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살아생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지만, 당시 문학계 반응은 냉담했다. 1970년대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몽고메리의 작품은 단지 상업적으로 성공한 변방의 아동문학 차원이 아닌 문학사에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린이 유보라

대학에서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공부했다. 현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문구 디자이너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어릴 적 누군가 찍어 주었던 사진 속 아이처럼 마냥 행복했던 그 순간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엔딩 컷과 LG전자 홍보 일러스트를 작업했고, 그린 책으로 어린 왕자, 내 첫사랑은 비밀 소년등이 있다.

 

옮긴이 오수원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현재 파주 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작업실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철학, 역사, 예술, 문화 관련 양서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옮기는 것이 꿈이다. 8권에 이르는 빨간 머리 앤 전집을 번역하면서 작가 몽고메리가 펼쳐놓은 인간의 우정과 신의, 자연과 영성에 대한 섬세한 감성, 상실에 대한 쓰라린 통찰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다. 옮긴 책으로는 문장의 일,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프랑켄슈타인, 저스트. . 바잉., 데이비드 흄, 보이지 않는 국가들등이 있다

나중에 알게 될 일들을 생각하는 것도 정말 멋져요. 그러면 살아 있다는 사실이 기쁘게 느껴지거든요. 세상은 재미있는 것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만약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면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그렇죠? 상상할 거리가 없어지잖아요.”

-1초록지붕집의 앤, 31

 

마릴라 아주머니, 내일은 아직 아무런 실수도 저지르지 않은 새날이라는 게 참 멋진 것 같아요.”

내가 장담하는데, 넌 내일도 실수를 잔뜩 할 거야. 너 같은 실수투성이는 처음 본다니까.”

앤은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제게도 장점이 하나 있는데, 혹시 알고 계셨어요? 저는 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진 않거든요.”

대신 항상 새로운 실수를 저지르지. 그게 그렇게 좋은 장점인지는 잘 모르겠구나.”

-1초록지붕집의 앤, 269-270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이 기다린다고 믿을래요. 모퉁이는 그것대로 매력이 있어요. 그 너머로 어떤 길이 이어질지 궁금해요. 초록빛 영광이 있을지도 모르죠. 부드럽고 다채로운 빛과 그림자가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새로운 풍광이 펼쳐질지, 어떤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게 될지, 어떤 모퉁이와 언덕과 골짜기가 있을지 궁금해요.”

-1초록지붕집의 앤, 455

 

가장 멋지고 즐거운 날이란 아주 인상적이거나 놀랍거나 신나는 일이 일어난 하루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진주를 한 알씩 실에 꿰듯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작은 기쁨이 하나씩 부드럽게 이어진 날이죠.”

-2에이번리의 앤, 238

 

봄에는 모든 게 새로워. 봄이 오는 것 자체도 언제나 새롭지. 어느 해의 봄이건 지난봄과는 딴판이야. 그해 봄만의 독특한 달콤함을 지니고 있거든. 저기 작은 연못 주변에 돋아난 풀이 얼마나 푸른지 한번 봐. 버드나무에도 싹이 돋아났어.”

-3레드먼드의 앤, 115-116

 

그곳에 다시 가는 꿈을 자주 꿔요. 꿈을 꾸기에는 제 나이가 너무 많다고 엄마가 핀잔을 주셨지만요. 그런데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셜리 선생님?”

나이 때문에 꿈꾸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꿈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으니까요.”

-4바람 부는 포플러나무집의 앤, 167

 

그해 4월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다가왔다. 며칠 동안 햇살이 내리쬐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더니 곧바로 북동쪽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세상을 다시 하얀 담요로 덮어놓았다.

앤이 말했다.

“4월에 내리는 눈은 정말 잔인해. 한참 입맞춤을 기대하는데 느닷없이 뺨을 때리는 것 같잖아.”

-6잉글사이드의 앤, 215

 

황록빛이 감도는 5월의 쾌청한 저녁, 포윈즈항의 해변 위로 어둠이 부드럽게 내렸다. 바닷물은 서쪽 하늘의 노을을 고스란히 받아 금빛으로 물들었다.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파도가 모래톱에 부딪치는 곳에서는 으스스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항구로 통하는 붉은 길에서는 장난꾸러기 바람의 명랑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7무지개 골짜기, 11

 

아무튼 애덤은 죽었어요. 이제 전 그 무엇도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요!”

그런 말 하면 안 돼. 우리가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되거든. 사랑을 많이 할수록 풍요롭게 살 수 있단다.”

-7무지개 골짜기, 250-251

 

무지개 골짜기 너머로 아침을 맞이한 구름 해안이 보였다. 태양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떠오르고 있었다. 그 위쪽 하늘에서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별 하나가 차갑고 아름답게 빛났다. 세상은 봄날의 사랑스러운 풍경으로 그득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가슴은 찢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8잉글사이드의 릴라, 230

우리 가슴에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와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다

빨간 머리 앤하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처럼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단지 활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의 일러스트는 장식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이해하는 필수 요소이자 여운을 남기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일러스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엔딩 컷과 LG전자 홍보물을 작업한 인기 작가 유보라의 작품이다. 다채로운 풍경과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물, 실감 나는 상황 묘사는 마치 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전집을 순서대로 읽으면서 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40~50대들은 유산의 아픔을 겪고, 뜻밖의 시집살이를 하고, 남편의 사랑이 식었을까 봐 걱정하고, 자녀 교육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자기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앤을 바라보면서 동년배끼리만 가능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앤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에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일러스트 외에도 저자인 몽고메리의 나이대별 모습과 관련 유적지, 앤이 살았던 에이번리 마을 상상도,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주요 장면과 앤 초판본 표지, 초록지붕집을 그대로 재현한 유적의 내외부 구조, 사건의 주 무대인 프린스에드워드섬 지도,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 등 풍성한 시각 자료를 수록해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넓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11편의 필수 배경지식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이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무리 친숙한 이야기라고 해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정서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문학작품은 시대의 산물이기에, 당시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지리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알면 훨씬 깊게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권마다 다양한 주제의 배경지식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엮어서 수록했다. 몽고메리의 일대기를 다룬 저자 소개, 작품을 상세히 분석하고 번역에 얽힌 이야기와 원작에 기반한 영상물까지 소개한 해제,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문화 등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저자 소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과 작품(1)

2. 해제: 빨간 머리 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1)

3. 초판본 일러스트: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작품 속 주요 장면(1)

4. 작품의 공간적 배경: 빨간 머리 앤의 숨결이 깃든 곳(1)

5. 작품 속 생활문화: 앤이 좋아했던 음식과 옷 그리고 집(2)

6. 작품 속 주요 식물: 빨간 머리 앤의 식물도감(3)

7. 작품 속 문학 여행: 앤의 감성을 길러준 문학작품(4)

8. 작품 속 근대 문물: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활의 변화(5)

9. 작품 속 사회상: 앤이 살던 시대의 관습과 문화(6)

10. 작품 속 아동문화: 어린 시절의 추억(7)

11. 작품의 시대적 배경: 최초의 대규모 국제분쟁, 1차 세계대전(8)

 

원작의 감성과 말맛을 그대로 전하는 번역,

독서에 오롯이 집중하게 해주는 친절한 주석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우리말로 옮기기에 꽤 까다로운 텍스트다. 원서를 읽어본 독자들은 제1초록지붕집의 앤의 제1장부터 거대한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영미 현대문학에 조예가 깊은 오수원 역자는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몽고메리의 감성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풍경 묘사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풀어냈다. 특히 정감 있는 토박이말을 적절히 사용해서 원작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을 뿐 아니라 우리말 특유의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몽고메리의 작품에는 성경 구절을 비롯해 그녀가 사랑했던 문학작품에서 인용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영미권에서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시구절이 장 제목인 경우도 많다. 빨간 머리 앤전집에서는 원문에 함축된 창작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인용문의 출처를 일일이 찾아서 각주를 달았다. 심지어 (저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원문에서 출처를 잘못 제시한 부분까지 찾아내어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외에도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언어유희, 영어와 우리말 어법이 달라서 오해할 수 있는 내용, 특정 단어가 암시하는 역사적 사건 등을 각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우리의 눈가를 촉촉이 적셔준, 가슴 뛰는 명대사

앤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이 기다린다고 믿을래요.”

-1초록지붕집의 앤중에서

 

가장 멋지고 즐거운 날이란 진주를 한 알씩 꿰듯 작은 기쁨이 이어진 날이에요.”

-2에이번리의 앤중에서

 

나이 때문에 꿈꾸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꿈은 나이를 먹지 않으니까요.”

-4바람 부는 포플러나무집의 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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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대지성
등록일
2023.06.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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